사회 석탄부두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 환경을 예술로 말하다
울산환경운동연합 공개 검증 요구… 문화예술로 시민과 환경문제를 나누는 계기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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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편집부 작성일 26-10-06 19: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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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아트포커스- 박준섭 편집장
바다는 산업을 위한 공간이면서 시민의 삶과 기억이 머무는 풍경이다. 울산항을 오가는 물자는 도시의 경제를 움직이지만, 그 곁의 공기와 물 또한 우리가 다음 세대에 온전히 전해야 할 삶의 바탕이다. 석탄부두의 환경관리 문제를 문화예술의 시선으로 함께 바라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10월 6일 오전 11시 울산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항 제1부두 석탄 야적장의 환경오염 의혹에 대한 공개 검증과 시설 개선을 촉구했다.
단체는 석탄 가루 날림 방지시설의 관리 상태와 저류조 물의 처리 방식 등을 문제로 제기했다. 특히 저류조에 모인 물이 바다로 배출된다는 제보와 관련해 언론과 시민·환경단체가 참여하는 현장 검증을 요구했다.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관계기관은 해당 물을 외부로 배출하지 않고 내부에서 재활용한다는 입장이다. 설명이 엇갈리는 만큼 실제 처리 과정과 운영자료를 확인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문화예술계에도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울산의 바다와 산업 풍경을 어떤 모습으로 기록하고 있는가. 아름다운 풍경을 담는 일과 함께, 그 풍경을 지키기 위해 살펴야 할 현실에도 충분히 눈을 기울이고 있는가.
문화예술은 환경문제를 시민의 감각과 일상으로 가까이 가져올 수 있다. 행정자료 속 배수 경로나 시설관리 현황이 어렵게 느껴지는 시민도 사진 한 장, 현장의 소리, 자신의 이웃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문제를 생각하기 시작할 수 있다. 예술은 관심의 문을 열고, 열린 관심은 사실을 확인하려는 참여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울산아트포커스는 이번 기자회견을 계기로 울산의 바다와 산업환경을 주제로 한 환경예술 활동을 제안한다. 환경단체와 예술인, 시민이 함께 현장을 기록하고, 확인된 자료를 바탕으로 사진·회화·영상·문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나누자는 취지다.
첫걸음으로 ‘울산의 바다, 우리가 남길 풍경’을 주제로 한 사진·기록 전시를 생각해볼 수 있다. 항만 주변의 풍경과 환경관리 시설, 주민들의 생활을 기록하고, 제기된 의혹과 관계기관의 설명을 나란히 제시하는 방식이다. 시민이 자료를 살펴보고 자신의 질문을 남기는 공간을 마련한다면 전시는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다.
주민과 노동자의 목소리를 담는 구술 기록도 의미가 있다. 바다 가까이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경험, 환경 개선을 바라는 마음을 글과 영상으로 남기는 것이다. 서로 다른 삶의 이야기를 함께 듣는 과정은 환경과 산업을 둘러싼 논의를 더욱 깊게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예술적 표현의 바탕이 되는 기록은 정확해야 한다. 확인된 사실과 제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분명히 구분하고, 현장을 기록한 날짜와 설명을 함께 남겨야 한다. 충실한 기록 위에 놓인 작품일수록 시민의 신뢰를 얻고 오래도록 질문을 이어갈 수 있다.
환경예술은 시설 점검과 오염 방지 대책을 대신할 수 없다. 그러나 필요한 조치가 이루어지는지 시민들이 꾸준히 관심을 갖도록 돕고, 그 과정을 도시의 기억으로 남길 수 있다. 예술인과 환경단체, 사업자와 관계기관이 함께 참여한다면 개선의 과정 자체도 의미 있는 기록이 될 것이다.
울산의 산업은 도시를 성장시켜 왔다. 이제 그 성장의 풍경에 깨끗한 공기와 바다, 시민의 삶을 더욱 깊이 담아야 한다. 문화예술이 그 곁에서 현실을 살피고 질문을 건넬 때, 우리가 지켜야 할 풍경도 한층 선명해질 것이다.



